[09년 8월] 픽사의 애니매이션 Up cinema

 

영화감상문

<픽사의 새로운 애니매이션-up >

-픽사의 따뜻한 인생찬가

스틸이미지

얼마전 저는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어린시절부터 막연하게나마 ‘여행’이라는 단어는 제 삶속에서 뗄 수 없는 것처럼 여겨지던 것이었고 특히 ‘유럽’이라는 곳은 저에게 있어 낭만과 고상함, 기쁨이 넘치는 이상향과 같았습니다. 매일매일 옥죄는 현실 속에서 도저히 견디지 못하여 금방이라도 튀어 나갈것만 같던 때에 따뜻한 햇살속에서 반짝이는 베니스의 바닷물과 흑과 백의 세련된 색으로 짜여진 비오는 날의 에펠탑의 사진은 저를 ‘지금 이순간’에서 도피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이상향에 직접 발을 들여 놓을 수 있었던 저는 행운아입니다.  제가 그려왔던 환상과 어렴풋이 일치하는 유럽은 저를 30일 간 현실에서 동떨어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곳에서 산 것과 같은 황홀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세상 모두가 저와 같이 꿈을 이룰 수 있지는 않습니다. 사실상 이세상의 대다수는 자신이 바라는 꿈을 이루지 못할 때가 훨씬 많습니다. 현실의 제약, 꿈을 이루었을때 닥쳐올 허망함에 대한 두려움 , 직접적 행동시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현재를 유지하고자 하는 관성으로 인해 사람들은 내면에 고이 품고 있던 꿈을 현실화 시키지 못합니다.

pixar의 신작 <up>은 꿈에 대한 영화입니다. 어린시절의 꿈을 간직하고 있던 노인이 이를 실현하는 일련의 과정과 실현후에 느끼는 여러 감정들을 약간은 은유적이지만 긍정적이고 따스히 그려냅니다. 꿈을 실현하는 노인의 용기는 우리에게 오래전부터 간직한 꿈을 되새기도록 합니다. 

pixar의 신작 <업up>은 픽사의 전통대로 단편 애니매이션을 필두로 시작합니다.

따뜻한 색감과 풍부한 표정이 돋보이는 단편 애니매이션 <partly cloudy>는 픽사 애니매이션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아이를 어디서 데려오는 지에 대한 순수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이 애니매이션은 관객으로 하여금 인물(혹은 사물)과 감정이 동화되는 신기한 경지에 이르게 합니다. 그것은 아마 단순한 스토리를 순수하고 보다 감동적으로 재편성한 화술과 파스텔톤의 색감, 생생히 느낄 수 있을만큼 표현된 사물의 표정 하나하나 때문일 것입니다.

단편애니매이션이 끝난 후 본 영화는 조그마한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쓴 어린 소년에 초점을 맞추며 시작합니다. 소년의 이름은 Karl Fredricksen. 탐험가 Charles Munch에 열광하고 남미의 파라다이스 폭포에 가고 싶어하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아이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자신과 똑같은 것에 열광하는 괴상한 소녀 엘리를 만나고 둘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사랑에 빠지고 부부가 됩니다. 둘은 남미의 파라다이스 폭포를 방문하는 것을 소망하지만 흘러가는 세월의 풍파 속에 살아가다 보니 어느 순간 파라다이스 폭포는 머나먼 것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먼저 죽은 엘리를 생각하며 파란 풍선을 들고 집으로 돌아온 칼. 여기까지 보여지는 칼과 엘리 부부의 삶에 관한 짧은 씬은 어떤이든지 눈물 짓게 합니다. 그 이유는 두 부부의 삶의 모습이 우리가 선망하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없기에 서로에게 충실할 수 있었고 긴 생을 살아오는 동안 한번도 큰 갈등 없이 따뜻하게 살아온 둘의 모습은 우리네 삶의 이상적인 형태이었습니다. 홀로 남은 칼의 모습은 지난 삶의 모습과 대비되며 더욱더 큰 외로움을 주기에 모두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합니다. 결국, 이상적인 삶은 끝없이 지속될 수는 없으니까요.

홀로 돌아온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집을 철거하길 원하는 도시인들과 양로원으로 모셔가길 원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는 갈 곳 없는 상황 속에서 극단적인 결정을 합니다. 그것은 바로 풍선을 타고 파라다이스 폭포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픽사는 이 순간부터 현실의 변주를 시도합니다. 그것은 막다른 골목에서 결코 현실화 될 수 없는 가장 아름다운 것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비현실적이고, 가장 낭만적인 방법을 통해 파라다이스 폭포로의 접근을 통해서 꿈은 현실화 되는 한편 흔히 동반되는 허무함과 실망감의 울타리를 조심스레 피해갑니다. 게다가 ‘집’이라는 추억의 소재를 끌고 감으로서 ‘칼’ 혼자의 파라다이스 폭포가 아니라 ‘칼과 엘리의’ 파라다이스 폭포라는 것을 강조하게 됩니다. 이는 뒤에 칼이 앨리의 탐험 노트를 읽으며 발견하는 사진들에게서 한번 더 대두되게 됩니다. 탐험 노트 뒤편에 꽃혀 있던 일련의 사진들은 엘리의 마지막 말, 이제까지 가장 흥미있는 탐험인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줘 감사하다는 말은 파라다이스 폭포까지의 여정과 칼과 엘리의 인생의 모습 전체를 오버랩 시킵니다. 결국, 이제까지의 모든 여정은 칼과 엘 리가 함께한 것이었기에 아름다웠고 반짝였던 것입니다. 꿈을 이룬다는 것은 어떤 종착지점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도달해 가는 과정을 일컫는다고 영화는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칼이 마지막에 파라다이스 폭포를 떠나는 것은 이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파라다이스 폭포를 그려온 그 모든 과정 자체가 칼에게는 빛나던 ‘꿈’이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타락해 버린 찰스 뮌치의 모습은 꿈을 하나의 종착점으로 설정한 사람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귀하고 기상천외한 괴물을 잡아가는 것을 자신의 삶을 종착점으로 설정하였기에 추악하고 타락한 삶으로 변질되어 버린것입니다.


영화를 지켜보는 내내 저는 또다른 꿈을 다룬 영화 ‘레볼루셔너리로드 Revolutionary Road'를 떠올렸습니다.


케이트 윈슬렛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이영화는 이루지 못한 꿈을 다룹니다. 극중 주인공인 에이프릴은 자신의 삶의 모든 것을 걸었던 꿈의 종착점인 파리에 이루지 못하여 좌절하고 끝내 낙태를 통해 죽고 맙니다. 그렇지만 과연 에이프릴이 꿈의 종착점인 파리에 도착했어도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있을지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기에 과연 꿈을 이루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큰 의미를 획득하는 지에는 확신을 가질 수 없습니다.  결국 pixar의 결론에 종착되게 됩니다. 꿈의 종착점이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꿈의 종착점을 향해가는 과정이 의미를 가지는 것이라는 것을.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july9128.egloos.com/tb/3055784 [도움말]

덧글

댓글 입력 영역



해님달님